공부를 늦게 시작했다는 이유로 정시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학생들. 하지만 그 선택이 도피가 아니라 진짜 각오에서 나온 것이라면, 보여줘야 할 건 말보다 증거입니다. 두 명의 학생 이야기와 함께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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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지금부터 진짜 열심히 한다는 정시파이터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를 거의 안 했어요. 숙제도 거의 안 하고, 수업 시간엔 멍하니 있거나 졸기 일쑤였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말하더군요.
“선생님, 저 이제 진짜 정신 차렸어요. 그래서 정시 준비할게요.”
분명 마음 먹은 건 좋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 ‘결단’이 도전이 아니라, 현실로부터의 도피처럼 느껴졌다는 겁니다. 내신은 이미 무너졌고, 그걸 복구하기보다는 “새 판을 깐다”는 식의 생각.
“내가 지금부터 쏟을 노력으로 옛날 내신을 만회하는 건 의미 없다. 그러니까 그냥 정시에 올인하겠다. 영혼을 걸겠다.”
이런 태도는 어쩌면 멋있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기존의 싸움을 포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각오는 진짜 각오가 아닐 수도 있어요.
Ep2. 공부를 할 줄 모르는 정시파이터
또 다른 학생은 그래도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해온 친구였어요. 숙제도 하고, 수업도 대충 듣지 않았어요. 그런데 성적은 별로 오르지 않았죠. 그래서 그 친구도 결국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 그냥 정시로 돌릴게요. 저는 머리가 안 좋아서… 그래도 열심히 할게요.”
여기서 중요한 건 머리가 아니에요. 그 친구의 진짜 문제는 ‘방법’이었어요. 비효율적인 공부 방식, 복습 없는 진도만 따라가기, 틀린 문제를 그냥 넘기는 태도…
이건 단순한 노력 부족이 아니라 전략 부재였어요. 그런데 그런 자신을 돌아보는 대신, ‘더 열심히’만 외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정시로 바꾼다면서도, 정작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없었던 거죠.
선생님의 조언
정시는 도피처가 아니다.
너가 정시를 택하는 이유는 이거지.
“나 앞으로 진짜 마음 다잡고 졸라 열심히 할 건데, 지금까지 망쳐놓은 내신 때문에 앞으로는 아무리 내가 잘해봤자 답이 없다.”
“내가 지금부터 쏟아부을 나의 노력이 지난 과거의 똥을 치우는 데 쓰인다면 할 맛이 안 나니까, 지금까지의 판을 다 갈아엎고 정시에 나의 영혼을 걸어보겠다. 왜냐하면 난 지금 진짜 정신을 차렸고, 앞으로 열심히 할 거니까.”
그래, 너의 마음가짐은 이해해. 하지만 나는 오늘 딱 하나만 얘기할게.
“너는 굳이 선택지를 줄일 필요가 없어.”
너가 준비하겠다는 수능 준비, 그거 어차피 2학기 중간고사에 나오는 내용 아니야?
그럼 그냥 수능 준비하는 셈 치고 2학기 중간고사 내용을 공부하면 되잖아?
“선생님 저는 너무 노베이스라 앞에서부터 공부해야 하는데요…”
그래, 그러면 앞에서부터 채워. 그리고 2학기 중간고사까지 공부해. 그 정도는 해야 ‘정신 차렸다’고 말할 수 있잖아?
“선생님 저는 학교 행사나 수행평가 같은 거에 시간 뺏기기 싫어서 그래요.”
좋아, 그럼 학교 행사 다 쌩까고 시험 자체에만 올인해서 결과를 가져와. 근데 말이야…
- 그 과정에서 쌩까지는 못하겠는 너를 발견하면, 정시하면 안 되는 거야.
- 그 과정에서 다 쌩까고 했는데도 점수 상승이 없다면, 정시하면 안 되는 거야.
정시는 한판 승부가 아니라, 가능성을 열고, 선택지를 남겨두는 싸움이야. “정신 차렸다”고 말로 증명하려 하지 마.
행동으로 보여줘. 그게 정시를 선택한 네가 지금 해야 할 첫 번째 증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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